[가정호스피스] 당신은 생의 마지막날 어디에 계실건가요? 2023.12.06

 

당신은 생의 마지막 날 어디에 계실지 상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불과 20여년 전엔 한국인 대부분은 집에서 임종을 맞았습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음을 맞는 것을 ‘객사’했다고 표현하며, 임종은 내가 살던 곳에서 맞이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의학이 발전해 주요 사망 원인인 암,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 등에 대한 치료의 기회가 많아져,최후의 순간까지 완치를 목표로 치료를 받다가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 구조가 핵가족화로 변화하며, 집에서 환자를 돌보고 임종을 지키는 것이 어려워진 것도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이유가 됐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사망한 한국인의 76.2%는 의료기관에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1위 비율입니다. 57%인 프랑스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병원에서의 임종 비율은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말기환자들은, 혹은 우리는 정말로 병원에서 삶을 마무리하고 싶어 할까요? 아마 인생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기에 익숙지 않은 곳에서 낯선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내 마지막 기억이길 바라는 분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서 2014년에 제주도를 뺀 전국의 만 20세 성인 남녀 1천5백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본인의 임종희망 장소로 57.2%가 가정(자택)을 희망했습니다. 병원 등 의료기관을 선택한 비율은 16.3%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집에서 내 생애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방법인 '가정 호스피스'를 소개하고자합니다.
   
가정 호스피스란 말기암 환자들이 임종할 때까지 편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호스피스 서비스 중에서 집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은 수 있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병동 호스피스처럼 24시간 의료진이 상태를 살피고 증상을 조절할 수는 없지만, 내가 익숙한 곳에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통증, 호흡곤란 등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가정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 것은 어렵지만, 여러 증상이 안정된 경우 굳이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지 않으면서도 호스피스 돌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 호스피스를 신청하는 경우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요법치료사,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가정 호스피스팀이 가정으로 방문해서 환자와 가족들이 호소하는 신체적, 심리적, 영적 증상을 조절하게 됩니다.

가정 호스피스 돌봄은 주중 1~3회의 정기적인 방문과 갑작스러운 상태 변화가 있을 시의 응급 방문으로 구성됩니다. 주로 전담하는 간호사(다수 호스피스전문간호사 자격 소지)의 방문을 위주로 이뤄지며 의사를 비롯한 나머지 팀원들은 환자의 상태변화와 가족의 요청에 따라 상의해 방문하게 됩니다. 1회 방문할 때 체류하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이나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가정 호스피스팀의 방문 중 활동은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집에서 임종까지 계획한 경우에는 임종이 임박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대처 방법, 임종한 이후에 장례식장까지 연계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계시다가 증상이 안정되어 집으로 퇴원하는 경우 갑자기 증상이 심해질까 걱정하는 환자분들도 있으나 가정 호스피스 팀은 24시간 응급 전화를 통해 환자의 상태에 따른 적절한 대처 방법에 대해 설명해 드리기 때문에 집에서 계시는 것을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한 집에서 지내다가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가정방문 또는 매일 전화방문을 통해 환자의 상태 변화를 잘 알고 있는 호스피스팀 의료진이 입원 돌봄을 중재해주기 때문에 잠시라도 집에서 지내보기를 원하는 환자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말기 질환을 진단 받았을 때 호스피스를 선택해 임종할 때까지 편안하고 존엄한 삶을 선택하는 것은 가족과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가정 호스피스 는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않습니다. 간호사가 방문하여 환자 상태를 평가하고 생체징후 측정 뒤 영양제를 연결해주는 경우 건강보험 가입자는 본인부담액이 약 8,000원 정도입니다. 입원보다도 비용 부담이 훨씬 적고, 각종 시술과 수액 처방을 위해 응급실이나 외래로 오지 않고 집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가족들도 각각의 병원 특성에 따라 하루 종일 병실에서 상주해야 되는 부담 없이 집에서 일상생활을 하며 환자를 돌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간병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해 호스피스를 선택했다면, '가정 호스피스'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가족과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평안히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