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없으니 내가 말기 암 환자라는 사실도 잊고 지내요" 2023.12.06
고통이 있을 때마다
그것이 참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괴테)

 

혹자는 고통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로 참고 견뎌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이는 삶의 과정에서 겪는 고난과 시련‘ 속 인간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격려이지 암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참아야 할 이유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특히 말기 암 환자의 통증은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파괴하는 주범이자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선 이들이 남은 시간을 통해 평화롭고 편안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암 환자의 통증은 그 자체로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돼 면역기능을 약화시키고 우울불안불면 등의 정서적인 고통을 유발해 생명 그 자체를 단축시키게 됩니다마약성 진통제를 이용한 적극적인 통증 조절을 통해 오히려 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증가한 연구보고도 있습니다따라서 말기 암 환자의 통증에 대해서는 반드시 적극적인 의료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말기 암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저는 통증이 없으니 내가 말기 암 환자라는 사실도 잊고 지낸다.’라는 환자들의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물론 말기 암 환자의 고통은 단순히 육체적인 통증에 의해서만 기인하지 않습니다아프다라는 말기 암 환자들의 호소 속에는 육체적 통증과 더불어 심리적사회적영적인 고통들이 단단한 반죽처럼 뒤섞여 있습니다.

지난 1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새로운 암성통증관리지침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전체 암 환자의 55%, 전이암 혹은 말기 암 환자의 66%가 통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암 환자의 통증 조절 목표는 개개인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통증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즉 모든 암성 통증은 환자  개인적인 선호와 환자의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 개별적인 방법으로 조절되야 합니다.

 
출처 : wikipedia
현대적인 호스피스 활동의 창시자라 불리는 데임 시슬리 손더스(Dame. Sisley Saunders, 1918~2005)는 말기 암 환자의 고통을 ‘총체적 고통(Total Pain)’이라는 말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말기 암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전인적 돌봄은 의사와 간호사 등의 의료인 뿐 아니라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약성 진통제'
오해와 진실

그래서 오늘은 암 환자(특히 말기 암 환자)의
 통증 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OX 퀴즈로 준비했습니다.

 

 

X마약성 진통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초기의 구역구토졸림변비 등이 있으며 대부분 조절 가능합니다통증을 참을 경우 겪게 되는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고려하면 마약성 진통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이익이 해를 크게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X통증치료를 위한 마약성 진통제는 거의 중독되지 않습니다.
외국 연구결과에 의하면 10,000명의 환자 중 4명이 중독을 나타나 그 비율이 0.04%에 그쳤습니다. 더구나  4명 모두 마약 중독의 과거력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따라서 암성통증 조절의 목적으로 사용된 마약성 진통제로 인해 중독되는 환자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X마약성 진통제는 암 치료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며수명 단축 위험도 없습니다.  외국 연구결과에서도 적극적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 통증을 조절한 환자들이 통증을 참고 지낸 환자보다 생존기간이 68%나 증가된다고 알려졌습니다삶의 기간과 질 모두에 있어 적극적인 통증 조절은 필수적입니다.

 
 

X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돌봐야만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간혹 짜증을 내거나, 진통제에 중독되지 않았나 의심하는 의료인도 있습니다하지만 대부분의 의료진은 환자의 불편과 고통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고이런 과정을 통해 사명감과 보람을 느낍니다. 따라서 환자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우면당연히 의사나 간호사에게 항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X흔히 두통이나 생리통이 있을 때 복용하는 소염진통제나 타이레놀 같은 약과 달리 마약성 진통제는 용량의 한계가 없습니다. 충분한 용량을 사용한다면 아무리 심한 통증도 대부분 없앨 수 있습니다또한 통증의 원인에 따라 진통제로 효과가 없는 경우는 일시적인 스테로이드의 사용항우울제나 항경련제 등의 보조진통제 사용신경차단술 등의 처치 등을 통해 대부분의 통증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
꼭 기억해야 할 주의사항 6


마지막으로 환자와 가족 기억해야할 주의사항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① 투약 시간은 환자의 각성과 수면 주기에 가급적 맞춰져야 합니다.

② 처방전에는 약의 이름사용 이유복용량 및 복용 간격을 포함되야 하며, 환자/보호자에게 모든 내용이 제공되어야 합니다충분한 이해가 부족 시 의사나 약사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을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마약성 진통제처방 시, 항상 정해진 시간에 사용하는 기저 진통제(지속성)와 돌발적인 통증에 대처하기 위한 구제 진통제(속효성)를 함께 처방받아야 합니다.

 점차 약화되거나 사라지는 다른 부작용들과 달리 '변비'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한 사라지지 않습니다변비는 복통구역 및 구토소화불량 등을 유발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마약성 진통제와 같이 처방된 변비약은 반드시 복용을 유지해야 합니다.

 집에 마약성 진통제를 보관될 경우 아동청소년 및 기타 가족에 의한 오/남용의도치 않은 과다 복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된 마약성 진통제는 반드시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되어야 합니다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동네 약국마다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폐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