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질문은 아마도 많은 분들이 호스피스병동 이용을 주저하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겁니다.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는 중단되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어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을 갖는 건 당연하지요.
하지만 통증치료는 호스피스의 여러 역할 중 아주 기본적인 한 가지만 알고 계신 거예요. 말기암환자는 항암치료 후 임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증상들을 겪습니다. 70% 이상의 환자들이 심한 통증을 겪고 있으며 구역, 구토, 가려움, 속쓰림, 딸꾹질, 어지러움, 기침, 가래, 호흡곤란, 복부팽만감, 변비, 설사, 입마름 등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점점 악화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호스피스팀은 말기 환자의 통증 치료에 있어 가장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있으며, 이외에도 나타나는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적극적으로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뱃속의 암 덩어리가 장을 누르거나 막는 장폐색은 말기 암환자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암세포가 배 속에 퍼져 그 소장 등이 서로 달라붙고(유착된다고 표현) 결국엔 장이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장폐색이라고 부릅니다. 장폐색 때문에 음식을 먹어도 토하게 되고 복부의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입으로 음식 섭취를 하지 못하게 되지요. 적절한 영양공급과 증상조절을 받지 못할 경우 무기력한 상태에서 단시간에 전신상태가 악화돼 예상보다 빨리 사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스피스병동에서 적극적인 완화적 돌봄을 받을 경우 장폐색 상태의 말기암환자의 기대여명은 3개월 내외까지 볼 수 있습니다. 호스피스팀은 장폐색 환자의 영양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환자의 상태에 맞춰 필요한 모든 영양소들을 총정맥 영양수액(소위 주사 영양제)을 통해 제공하게 됩니다. 또한 장폐색에 따른 구역감, 구토 등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호스피스에서의 이러한 적극적인 치료는 환자가 임종기에 이를 때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는 일상생활에서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며 생의 마지막 시기를 본인의 바램대로 보낼 수 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환자가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호스피스팀이 추구하는 돌봄의 일차적인 목표입니다.